'지름신'의 정체 - 충동구매가 왜 잦아졌을까?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원하는 물건에 대해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고, 사기도 또한 아주 쉽다. 

예전같으면 뭐 하나 사고 싶어하는 것이 있을 경우에 주위의 누군가가 그걸 갖고 있지 않는 한, 매장에 가야지만 그 물건을 직접 보면서 궁금증도 풀 수 있었고, 그 후에 사던지 말던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궁금한 물건이 있을 경우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그 물건에 대한 자세한 사양과 비슷한 물건과의 비교기, 구입기, 사용기 등 정보가 오히려 너무 많아서 탈이고, 사는 것 또한 아주 쉽게 결정할 수 있고 배달되어 오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차이에 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충동구매를 하게 되고 그런 현상을 사회적으로 '지름신에 씌였다'라고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보통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생각이 드는 순간에 그 물건에 대한 추가 정보나 보다 구체적인 자극이 없을 경우에 그 욕망은 쉽게 사그러 든다.  아니 쉽게 잊어버린다.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사야만하는 특정한 병(병명이 기억이 안나지만, 실제로 이런 병이 있다고 한다)에 걸리지 않은 이상 말이다.

전부터 저렴한 Digital SLR 카메라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였고, 얼마전에 마침 Sony에서 Alpha 100 이라는 모델을 미놀타의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내 놓았기에 관심있게 지켜보면서 초기 물량이 어느정소 소화되고 그럭저럭 사람들의 평가가 내려지는 것을 봐서 나도 하나 사볼까 하고 생각하던 차였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어떤어떤 카메라를 사용한 후에 그 후기를 적는 '사용기'라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그러다가 내가 보고 싶은 Sony Alpha 100 말고 다른 카메라에 대한 사용기도 읽게 되었다.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된다.

내가 갖고 있는 SLR 방식이 아닌, RF방식의 카메라에 갑자기 관심이 갔다.  예전에 Canon의 G3-QL 이라는 RF 카메라를 잠깐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 그 기종은 워낙 오래 된데다가 렌즈 교환이 안되는, 말하자만 저가의 보급형 모델이었기 때문에 크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고, 10여롤의 필름을 사용해 본 후에 내가 산 가격에 다시 팔아버린 적이 있다.

쓸만한 RF 카메라가 어떤 것이 있을까 알아보다가, 보이틀랜더라는 발음하기도 힘든 회사의 Bessa R2라는 모델이 나름대로 가격대비 사용할만하다는 사람들의 평가를 보게 되었고, 가격이 어느정도 하나까지 알아본 후, 여기에 쓸만한 렌즈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게 되었고, M 마운트를 사용하는지라 당연히 라이카 렌즈들에게까지 관심이 가게 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그럼 카메라의 종착이라는 라이카 M 중에 누가 사준다면 어떤 것을 사달라고 얘기할지 정도는 알아두자라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셔버리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M7은 전자식이니까 대를 물려서 사용하기 힘들꺼야~
MP는 말도 안되게 비싸, 300만원이나 하다니~
M6가 기계식 M의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M3 이후 더이상 진보한 기계식 카메라는 만들지 못할꺼라고 하잖아.
그래 누가 덜컥 뭐 하나 사준다고 하면 'M3 사주세요~' 라고 답하자 까지 생각을 하게 된다. 

중고로 상태 좋은 M3이 100만원 정도, 거기에 물려쓸 엘마나 쮸미크론 50mm 또한 100만원 정도.  에휴~  뭔 놈의 카메라하고 렌즈 하나 장만하는데 2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담.

다행히 여기까지 생각하고는 충동구매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만약에 내 통장의 잔고가 충분했고, 또 미혼 때 처럼, 소비생활에 대한 100%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상태였다면, 아마도 사버리는 단계까지 발전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처음에 시작한 관심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는 최종단계의 '사치품' 가격까지 알아보는 단계로 발전해버린 요며칠의 내 행태를 보고 있자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충동구매를 하며, '지름신에 씌였다'라는 말을 하는지 너무도 실감나게 알 수 있다.

덧글

  • A-Typical 2006/08/13 23:11 # 답글

    그간 조리개 우선식을 써 오셨다면 M3을 구입하기 전에 꼭 사용해 보시길 권해요. 장터에 M3의 매물과 M7의 매물의 비율은 아마도 적응을 못하는 사람 수와 비례할 것 같습니다.
  • bezner 2006/08/14 01:19 # 답글

    조언 고맙습니다. 근데 써보고 구할래야 써볼 기회가 없다는...
    내 주위에 누구 M3 갖고 계신분은 한번 만져볼 기회를 주시렵니까?
    이렇게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실상 사는 행동으로까지 연결이 될지는 저도 미지수랍니다.
    여튼, 꼭 한번 써보고는 싶은 물건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구글 애드센스